치질수술 2일차
수술 2일 차
병원에서 경과를 봐야 하니 오라고 해서 추가로 약도 처방받을 겸 오전 진료시간에 맞춰 집에서 나왔다.
요즘엔 세상 편하게 어플로 택시를 부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이리저리 발 구르며 택시 ~ 손을 뻗지 않아도 되고 아무튼 앱으로 택시를 불러 타는데 몇 발자국 걸으면 문짝을 열 수 있는데 그게 힘들다 코앞인데도 어기적 어기적 걸어가서 앉을 때도 세상 조심스럽게 앉고 목적지가 적혀 있으니 보채지 않고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는 기사님께 그저 감사할 뿐이다.
평소 같으면 별거 아닌 방지턱이 수술 2일 차인 나에겐 세상 고통스러웠고 이제껏 차 타면서 잡아본 적 없던 손잡이를 더듬거리며 꽉 잡고 한쪽 엉덩이로 앉아 불편하지만 최대한 덜 고통스럽게 앉아 병원에 도착했다.
진료실에 들어가니 의사 선생님께서는 또 세상 인자하신 표정으로 "많이 아프죠? 많이 아플 거예요 수술부위가 좀 커서 고생할 거예요 소독하고 진통제 주사 한번 더 맞고 가요 ~ " 라며 위로 아닌 위로의 말씀을 해주셨다.
진통제를 맞고 추가 처방약도 챙기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추가로 먹을 수 있는 진통제를 약국에 물어보니 몇 가지 가능한 진통제가 있었고 먹어본 진통제 중에 나한테 그나마 맞던 탁센이라는 진통제를 추가로 사서 집으로 갔다.
잔통제 주사를 맞은탓인지 집에 도착하니 통증이 좀 줄었고 앉아 있을 만해서 앉아서 삶은 계란과 두부를 먹었다. 부드러운 걸 먹으면 변이 부드러울 것 같다는 기분에... 또 오래 앉아있기엔 내 돈고가 너무 힘들어해서 간단하게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메뉴 혹시 모를 배변에 대비해 빨간 음식은 제외했는데 평소엔 먹지도 않던 김치가 왜 그렇게 먹고 싶은 건지... 하지만 지금도 충분히 불타는 느낌이라 김치는 패스하고 약을 챙겨 먹고 좌욕을 하고 누웠다.